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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보문고, 광화문, 교보문고. 9월 15일.

9월 15일, 영어 스터디에 쓸 교재를 확정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그 아이'와 교보빌딩 앞에서 만나, 교보문고로 이동했다. 

교재 선정 과정에서 약간 이견이 있었던데다 서로 간에 말이 맞지 않아, 무교동 스타벅스로 가서 논의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에서 스터디 관련 이야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그렇고 그런 얘기였다. 배가 고파 무지하게 힘들다고 노래를 부르길래, '미진'에 데려가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필통이 오래돼 바꾸고 싶다기에 다시 교보문고로 향했다. 

핫트랙스에서 그 아이는 필통 이것저것을 뒤져 꺼내 보았고, 나는 노랑과 파랑으로 채색된 자잘한 체크무늬 필통을 추천해주었다.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며, 다른 필통 두어개를 들춰보더니, 나에게 "역시 이게 괜찮겠지?"라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기왕 핫트랙스에 온 김에, 나는 포장지를 사기로 했다. 21일은 그 아이의 생일이었다. 그 날, 그 아이와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 전날이라도, 그 다음날이라도 선물을 줄 수 있다면, 내 스스로에게 그렇게까지 후회하진 않을 것 같았기에.

그 아이에게, '네가 마음에 드는' 포장지로 골라달라고 말했다. 꼼꼼하게 이 포장지, 저 포장지를 들춰보더니, 역시 포장코너에 있는 포장지가 마음에 든다며 다시 가보자 한다. 자주색이 감도는 붉은색 포장지가 마음에 든다고, 내게 말했다. 직원은 그 포장지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 선물할 때 어울린다며, 누구에게 선물할거냐고 답을 재촉하듯 물었다. 친구에게 줄거라고 무심히 답했고, 그 아이에게 '이게 괜찮다고?'라고 재차 확인했다. 그 아이는 그렇다 했고, 나는 그럼 그냥 그 포장지로 달라고 했다. 
 
포장지를 사고는 곧장 교보문고에서 나왔다. 그 아이에게, 교재 선정도 할 겸 우리집에 같이 가자고 했다.

우리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포장지가 4,500원이면 배가 배꼽보다 큰 거 아냐?"라고 걱정스럽다는 듯 내게 이야기했고, 나는 '어차피 뭘 바라고 주는 것도 아닌데'라며 쿨한 척 했다.


#1-. 집. 9월 15일.

교재 선정은 뒷전이고, 역시 시덥잖은 수다가 대부분이었다.

조금 특이했던 점이라면, 겁먹으라고 보여 준 법의학책을 재미있다는 듯 구석구석 꼼꼼히 넘겨보던 그 아이의 행동이었다. 다양한 사유로 끔찍하게 사망한 사체의 사진을 흥미있게 완독한 그 아이. 꽤나 의외였다.


다음 스터디는 언제로 할까, 라는 그 아이의 질문에, 난 짐짓 곤란하다는 듯 수요일(21일)이 아니면 스케쥴상 어려울 것 같다는 뉘앙스를 가득가득 풍겼다. 그 다음주 수요일은 그 아이의 생일. 전혀 모르는 채하며, 수요일로 하는게 어떻겠냐며 은근슬쩍 밀어붙였다.

그 아이는 "흠, 되려나"라며 잠시 망설였다. '실패했군', 좌절하려던 순간, 곧바로 ok 사인을 보내줬다.

겉으론 씨크한 척 했지만, 속으론 쾌재를 불렀다.


#2. 안팎. 9월 16일~20일.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이었다. 편지로 어떤 말을 전해야 감동할까, 무슨 선물을 해야 만족할까, 혹시 편지나 선물을 받고는 실망하지 않을까, 어떤 타이밍에 편지와 선물을 전해줘야 하는걸까, 당일날엔 무얼 해야할까......

5일간, 머릿 속은 온통 편지에 적어넣을 글귀와 그 아이에게 쥐어줄 선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친구들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할지 지겹게 물어볼만큼, 같은 날 교보문고를 두번이나 들락날락 할만큼,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거지, 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을만큼,

나는 미쳐 있었다.

3개의 포장으로 나뉜 선물. 각 포장지마다 진심어린 편지를 써서 넣었다. 물론, 생일축하 편지는 별도.


#3. 대학로, 종로, 경복궁. 9월 21일.

만나기로 약속했던 시간보다 조금 일찍 혜화역에 도착했다. 지각을 밥먹듯 일삼는 악당인 내가, 오로지 생일 케이크를 사기 위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오다니.

선물값, 포장비에 너무 많은 돈을 쓴 것이 겁이 나기도 하고, 덜컥 후회되기도 하던 참이라, 백화점에 가서 생일 케익을 사겠다는 계획은 포기하고, 대학로에 위치한 파리바게트로 선회했다. 애당초 목표한 바는 5,000원 가량의 미니 치즈케익이었지만, 파리바게트엔 없었다. 목표물이 없다는 걸 확인한 즉시 파리바게트를 나와, 곧장 맞은편에 위치한 뚜레쥬르로 이동했다. 뜌레쥬르엔 4,500원짜리 치즈케익이 있었다. 하지만, 이걸 생일 케익이라고, 선물이라고 들이밀기엔, 내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14,000원짜리 초코 케익을 사버리고 말았다.

약속시간에 도착한 그 아이에게, 아무 말 없이 불쑥 케이크를 내밀었다. 그 아이는 전혀 예상 못했다는 듯, 뭐야, 진짜 나 주는거야?, 뻥 치지마, 뭐하러 이런 걸 챙겨, 부담스럽네, 를 연발하다, 곧 너무 고맙다, 고 연발했다. 토즈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공부는 뒷전, 케익을 먹고 잡담을 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공부하자, 고 한 순간. 그 아이는 스터디에서 함께 공부하기로 한 책과 다른, 설명과 해답지가 첨부되지 않은 워크북 판을 열심히 풀어서 가져왔고, 서로 책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우리는 제법 당황했다. 속도감있게 스터디를 진행하기 위해, 곧장 교보문고로 향했다.





#4. 대학로, 이태원, 집. 9월 27일.



#5. 집.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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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으 박장현님이 탈락하셨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목숨걸고 챙겨보는 TV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목숨걸고 사수하는 박장현님이 탈락하시다니..

 아, 찌발.

 정병대님은 진즉에 탈락하시고, 박장현님마저 탈락하시고, 투개월은 신지수년이랑 붙고..

 정병대님 탈락하시고, 박장현님까지 탈락하신 마당에, 슈퍼스타K를 굳이 볼 이유가. 지금 보면 투개월도 위태위태한 것 같고.

 간만에 친해지려고 했던 TV와 또다시 이별하게 될 듯.

 TV 안녕~ 슈퍼스타K 안녕~


 P.S) 리더십은 결코 집행력, 결단력이 아니다. 리더십은 조직 내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하여 목표를 향해 구성원 모두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혼자만 살겠다고 나서고 깝치는건 '적극성' 내지 '저돌성'은 될 수 있어도, 절대 '리더십'은 될 수 없다. 혼자 잘 되자고 하는게 어떻게, '리더'인가? 정원 1명인 그룹의 리더? 뭥미.

 당장 백과사전에서만 하더라도 리더쉽이란 '집단의 목표나 내부 구조의 유지를 위하여 성원이 자발적으로 집단활동에 참여하여 이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신지수 = 리더십? 

 이명박 대통령은  불세출의 리더십이겠군. 

 '신지수 이꼬르 리더십'이라고 찬양하는 인간들은, 봉건시대 노예로 전락해도 만족할만한 인간들.

 이래서 개개인의 인문학 소양이 한 국가의 수준을 결정짓는다고 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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